[ETC] AI 시대, 작곡가와 프로듀서는 여전히 필요할까? (feat. 이수만 & A2O)
본문

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Neon and beyond!
요즘 SNS를 뒤덮은 이 감각적인 노래, 바로 A2O LITE의 NEON 입니다.
최근 A2O LITE와 A2O SOUL 두 신인 그룹들이 상당한 관심을 끌면서,
K-POP 아이돌 음악의 시조 이수만 프로듀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21일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시대포럼’에 참석한 이수만 프로듀서는
‘인간의 창의성과 K컬처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2026년 10월 21일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시대포럼’ /사진=사운드캣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핵심 철학인 CT(Culture Technology)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문화와 기술을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를 문화와 연결해 이전에 없던 경험을 창출해 내고, 역으로 문화적 요구를 기술로 구현해내는 쌍방향 고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이수만 A20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21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K컬처 X 테크 : 지속 가능한 성장의길'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K 컬처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사운드캣
이 연설은 자연스럽게 오늘날 음악 제작 현장의 화두로 이어집니다. 생성형 AI가 멜로디를 만들고 비트를 완성하는 시대가 되면서,
"이제 프로듀서나 작곡가가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결정해야 하는 일

생성형 AI로 만든 음원이 차트에 오르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체화하는 도구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을 하다 보면, AI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만큼 사람이 판단해야 할 영역도 더 선명해집니다.

AI가 여러 버전의 트랙을 만들어줄 수는 있어도, 그중 어떤 사운드가 사람들이 반복해서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이 될지는 여전히 사람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소리를 살리고 어떤 부분을 덜어낼지, 공간을 어떻게 잡을지, 보컬과 악기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 이런 판단은 단순히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CT의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썼다고, 혹은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좋은 콘텐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어야 하고, 그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경험과 감각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그 기술로 어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는 셈입니다.
듣기만 해도 좋은 음악

음악 소비 방식은 계속 변해왔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듣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퍼포먼스와 비주얼이 훨씬 중요해졌죠.
A2O 역시 4D 가우시안 스플래팅 같은 기술을 활용해 촬영 방식 자체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부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듣기만 해도 충분히 좋은 소리라는 기본입니다.

비주얼이 아무리 화려해도 사운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감동이 반감됩니다. 반대로 사운드가 잘 잡힌 음악은 비주얼이 더해졌을 때 더 강하게 남습니다. 이 지점에서 작곡가와 프로듀서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AI가 수많은 옵션을 제공해도, 그중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좋아할 수 있는 버전을 고르고 다듬는 일은 사람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모니터링 환경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제대로 듣지 않으면, AI가 만든 사운드든 사람이 만든 사운드든 그 차이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를 알아차리는 능력은 결국 사람의 귀에 더 많이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것으로 어떤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을까?”를 묻는 CT의 관점이,
사운드 작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입니다.
경험과 노하우를 남기는 일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또 한 가지는 경험과 노하우를 제대로 기록하고 쌓아가는 일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변할수록, 과거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남겨두지 않으면 그 지식은 쉽게 사라집니다.

프로듀서나 작곡가가 현장에서 쌓아온 판단력—특정 장르에서 어떤 공간감이 더 잘 맞는지, 어떤 주파수 대역을 어떻게 다뤄야 사람들이 더 편하게 듣는지—이런 것들은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이기도 하지만, 그 데이터를 의미 있게 선택하고 해석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영역입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할 때 나오는 새로운 결도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한 방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다른 시도를 해보는 과정 자체가, AI가 대신해주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결국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필요 없어질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질문보다는,
“이들이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어떤 독창적인 역할을 해낼 것인가?”라는 질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이수만 A20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21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K컬처 X 테크 : 지속 가능한 성장의길'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K 컬처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AI는 사람이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해주고, 창작의 범위를 넓혀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힘, 그리고 사람들이 실제로 좋아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감각은 아직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들을 더 정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듣기 좋은 사운드, 감정을 전달하는 음악, 그리고 그 안에서 내려지는 사람의 판단. 이런 것들이 계속 의미를 갖는 한, 작곡가와 프로듀서의 역할은 사라지기보다는 형태를 바꿔가며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AI 시대를 맞이하며, 여러분은 앞으로 작곡가와 프로듀서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작업 현장에서 직접 느끼신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지금까지 사운드캣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