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포토샵은 하나인데, 왜 음악 프로그램(DAW)은 여러 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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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보통 디자이너들에게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안 쓰면 뭐 써요?"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어... 피그마? 아니면 대체할 게 없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윈도우 그림판?
어도비가 업계 표준을 넘어 생태계 자체를 독점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음악 장비가 가득한 스튜디오에 가서 작곡가들에게 "무슨 프로그램 쓰세요?"라고 물어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큐베이스, 로직, 에이블톤 라이브, FL 스튜디오, 프로툴즈, 스튜디오 원 등 온갖 이름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죠.
왜 오디오 시장은 포토샵 같은 절대 강자가 나타나 독점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건 음악 소프트웨어 만드는 회사는 악날한 어도비 같은 회사가 없기...

사실 과거에는 음향 업계에도 어도비 못지않은 절대 권력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녹음실의 터줏대감, 프로툴즈(Pro Tools)였죠.
과거의 프로툴즈는 아무 컴퓨터에서나 가볍게 켜지는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반드시 수천만 원을 호호가하는 전용 DSP 하드웨어(컴퓨터의 CPU 대신 소리를 전문적으로 계산해 주는 고가의 전용 카드)를 컴퓨터 본체에 꽂아야만 '제대로' 돌아가는 무시무시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즉, 오디오 소프트웨어는 태생부터 하드웨어(음향 장비)와 뗄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 본체의 성능이 무지막지하게 좋아지면서, 굳이 비싼 전용 카드가 없어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프로툴즈가 쳐놓았던 높은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성 넘치는 DAW들이 각자의 치명적인 무기를 들고 왕좌를 노리며 춘추전국시대의 서막을 열게 됩니다.
개성 폭발! 시장을 사분학(四分割)한 4대 천왕의 매력 비교
일본에서는 이외에도 Fender Studio (구, Studio One)도 존재감이 있습니다.
현재 DAW 시장은 유저의 작업 스타일, 선호하는 워크플로우,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만드느냐'에 따라 시장이 철저하게 쪼개져 있습니다.
각 진영을 이끄는 대표 강자 4인방의 서사를 살펴보면 과점이 불가능한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큐베이스 (Cubase) : 전통의 명가, 미디(MIDI)의 교과서

1989년 독일 스테인버그(Steinberg)사에서 처음 탄생한 큐베이스는 현재 세계적인 악기 기업 야마하(YAMAHA)의 자회사입니다.
우리가 음악 할 때 컴퓨터와 장비를 연결해 주는 필수 규격인 ASIO 드라이버를 만든 고향이기도 하죠.
개발 본사는 여전히 독일에 두고 유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음표 하나하나를 칼같이 제어하는 정교한 미디 편집 기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MIDI 규약을 만든 이웃 나라 일본에서 점유율 조사를 하면 압도적인 1위로 꼽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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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X @Street_DTM
독일 이매직(Emagic)사에서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테크 거인' 애플(Apple)이 인수하여 계속 버전업을 하고 있는 DAW입니다. 로직 프로의 가장 큰 무기는 친근한 인터페이스입니다. 또한 메뉴부터 내부 설명까지 100% 완벽하게 한국어를 지원해서 요즘 음악을 시작한다고하면 부모님을 졸라서 맥북을 사달라고...
혜자로운 구성도 압도적입니다. 처음 설치할 때 기본으로 제공하는 가상 악기와 샘플 라이브러리 용량만 무려 90GB 이상인데, 대충 구색만 맞춘 게 아니라 당장 상업 음원에 써도 될 정도로 쓸만한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로직의 라이트 버전 격인 '개러지밴드(GarageBand)'는 무료입니다. 개러지밴드 -> 로직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최근엔 '아이패드 버전 로직 프로'까지 출시되어 생태계를 무섭게 확장 중입니다. 결정적으로 버전이 아무리 올라가도 추가 업그레이드 비용을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엄청난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 숨겨진 실체와 단점 : 애플 제품인 만큼 당연히 최신 맥(Mac)과 OS에서만 돌아갑니다. 특히 최근에 나온 '로직 프로 12' 버전부터는 애플 실리콘(M1 칩 이상) 하드웨어에서만 구동되며, 기존 구형 인텔 맥(Intel Mac)에서는 이제 돌아가지 않도록 과감히 커트당했습니다. 헉~ 로직의 최신 기능을 쓰려면 컴퓨터를 새 맥북으로 바꿔야 하는 눈물겨운 단점이 존재합니다.
FL 스튜디오의 탄생 비화는 음악 업계에서 가장 유쾌하고 독특한 반전 매력으로 꼽힙니다. 이 프로그램은 놀랍게도 음악을 전혀 모르는 컴퓨터 게임 개발자가 오직 자기 필요에 의해서 독학으로 만든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쓰던 딱딱한 정통 작곡 문법이나 오선지 악보를 볼 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화면에 있는 모눈종이 같은 사각형 칸에 마우스로 레고 블록을 요리조리 이어 붙이듯 마우스질 몇번으로 훌륭한 비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특유의 직관성 덕분에 화성학이나 정식 작곡법을 배운 적은 없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나만의 트랩 힙합 비트나 EDM 댄스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하는 전 세계 방구석 프로듀서들에게 최고의 추천작으로 꼽힙니다. 로직 프로와 마찬가지로 한 번 사면 평생 무상 업데이트라는 엄청난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로직프로와 달리 이를 명문화했습니다. 또한 맨날 영어 가득이라 고통받던 한국 유저들을 위해 2025년 버전부터는 드디어 한글도 부분 지원하기 시작해 접근성이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한글화에 도움을 준 분 덕분입니다. 출처: X @lilrishgi
현재 대한민국 홍대, 강남, 합정 등의 지하 작업실에서 가장 젊고 힙한 프로 뮤지션들이 메인으로 사용하는 대세 DAW입니다. 실제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유명 K-POP 프로듀서들이 개인 작업이나 멜로디 메이킹(탑라이팅)을 할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프로그램이죠. 얼마전 빌보드를 재패한 KPOP DEMON HUNTERS의 공동 작곡가이자 가수인 이제님이 사용하는 DAW입니다.
이름에 '라이브'가 대놓고 들어간 만큼, 오디오 샘플을 실시간으로 늘리고 줄이며 루프(Loop)를 즉흥적으로 돌리는 기능이 괴물 같습니다. 이 때문에 UMF나 옥타곤 같은 대형 페스티벌/클럽 무대에 서는 일렉트로닉 DJ들의 필수 원픽 장비이기도 합니다.
⚠️ 숨겨진 실체와 단점 : 다 좋은데 4대 천왕 중 가격이 압도적으로 가장 비쌉니다. 가상 악기와 내장 기능이 다 들어있는 'Suite' 정품 버전을 사려면 지갑이 텅 비어버릴 각오를 해야 하죠. 게다가 로직이나 FL 스튜디오처럼 공짜 업그레이드 같은 자비는 베풀지 않습니다. 새로운 정식 넘버링 버전이 나올 때마다 몇십만 원씩 꼬박꼬박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피눈물 흘리며 판올림을 할 수 있습니다. 큐베이스와 마찬가지로 메뉴 한글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영어가 낯선 입문자들에겐 아쉬운 대목입니다. 출처: X @KarosMao
일부 대중적인 분석글에서는 대기업이 DAW 회사를 인수한 것을 두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묶어 소비자를 가두는 거창한 결속(Lock-in) 전략'이라 포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음향 시장의 속사정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스테인버그와 야마하의 관계를 독점적 락인 전략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당시 야마하가 회사의 덩치를 불리고 대외적인 영향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경쟁 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소프트웨어 회사를 사들이자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흐름에 맞춰 인수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죠.
실제로 현재 유저들이 체감하기에 야마하 신디사이저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쓴다고 해서 큐베이스 프로그램 내부에서 엄청나게 특별하고 독점적인 기술적 시너지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냥 따로 써도 아무 문제 없는 남남에 가깝죠. 진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시너지는 대기업의 거창한 결합이 아니라, 초보 입문자들의 지갑을 최초로 열게 만드는 "입문용 장비 번들 소프트웨어"에서 폭발합니다! 유저가 인생 첫 장비를 살 때 자사 DAW의 기능을 제한한 '맛보기 라이트 버전'을 무료로 인심 쓰듯 제공해서, 아예 첫 시작부터 그 프로그램에 손이 익어버리게 만드는 영악한 사용자 단의 진짜 락인 전략인 셈입니다. 포커스라이트 스칼렛 (Focusrite Scarlett) 시리즈
전 세계 방구석 홈레코딩 입문용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절대강자이자 전설인 이 빨간 상자 장비를 구입하면, 놀랍게도 4대 천왕 중 가장 몸값이 비싸고 도도한 '에이블톤 라이브 라이트(Live Lite)' 버전과 전통의 명가 '큐베이스 LE(Cubase LE)' 버전을 정품 기본 패키지로 그냥 무료 제공합니다. 심지어 상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드웨어 제조사 맘대로 비정기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FL 스튜디오의 라이트 에디션을 깜짝 선물로 끼워주며 유저들을 유혹하기도 합니다. 노베이션 FLKEY 시리즈
특히 FL 스튜디오와 완벽하게 하드웨어적으로 1:1 매핑되어 나온 연동형 마스터 키보드인 'FLKEY' 같은 장비를 구입하면, 무려 FL 스튜디오 프로듀서 6개월 프로모션 에디션 사용권을 함께 얹어줍니다. 키보드 장비만 사면 컴퓨터에 꽂아 곧바로 음악을 시작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미끼로 던져 유저를 자사 생태계에 정착시키는 아주 영리한 전략이죠.
결국 음악 제작 환경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절대적인 독점 소프트웨어가 존재할 수 없는 최종적인 이유는, DAW가 단순한 문서 편집이나 수치 계산 프로그램이 아니라
입니다. 각 프로그램이 가진 뾰족한 장단점과 내 성향을 매칭해 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완벽한 100% 한글화와 가성비, 90GB의 든든한 내장 악기를 원하는 맥북 유저라면? ➡️ 로직 프로 (Logic Pro) 악보나 화성학은 전혀 배운 적 없지만, 마우스 클릭으로 레고 블록 쌓듯 힙한 비트를 찍고 싶다면? ➡️ FL 스튜디오 (FL Studio) 가장 트렌디한 K-POP 프로듀서들의 작업 방식과 무대 위 화려한 실시간 라이브 연주를 원한다면? ➡️ 에이블톤 라이브 (Ableton Live) 탄탄한 기본기와 정교하고 정통적인 미디 편집의 세밀함을 원한다면? ➡️ 큐베이스 (Cubase) 여러분은 지금 이 흥미진진한 4대 천왕 중 어떤 DAW라는 무기를 선택해 나만의 음악이라는 모험을 떠나고 계시나요? 여러분의 손에 어떤 아이콘의 프로그램이 켜져 있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그 창작의 길을 완벽하게 서포트하고 소리를 현실로 만들어줄 최고의 오디오 인터페이스, 마스터 키보드, 마이크, 그리고 인이어 모니터 등의 모든 장비들은 언제나 사운드캣에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여러분의 멋진 음악 여정을 사운드캣이 언제나 가장 가까이서 응원합니다. 다음에도 더 유익하고 흥미진진한 오디오 생태계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아참 마지막으로 비트메이킹을 큐베이스에서 못한다. FLSTUDIO에서 락음악 작업을 못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다 작업은 가능합니다. 다만 특화된 장르의 퍼포먼스는 존재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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