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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iveE] MIDI 2.0와 MPE, 그리고 Expressive E Osmose CE

사운드캣영업본부
2026-05-12 14:19 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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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운드캣 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활의 무게와 속도로 음색을 빚고, 색소포니스트가 입술의 긴장도로 소리의 결을 바꾸는 동안, 키보드 연주자는 건반이 내려가는 속도 하나에 모든 표현을 담아야 했습니다.

화음의 한 음에만 비브라토를 거는 일, 누르는 깊이에 따라 음색이 변하는 일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고, MIDI 1.0이 제정된 1983년 이래 그 한계는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 오랜 한계를 허무는 것이 MIDI 2.0과 MPE이며, 이를 가장 완성도 높게 악기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 Superbooth 2026에서 공개된 Expressive E의 Osmose CE입니다.

먼저 MPE를 이해하시려면 MIDI 1.0과 MIDI 2.0의 사이에 중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MIDI 2.0이 무엇을 바꿨는지, MPE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Osmose CE가 이 기술들을 어떻게 한 악기 안에 녹여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MIDI 2.0: 40년 된 언어의 근본적 재설계

1983년 제정된 MIDI 1.0은 신디사이저, 드럼머신, 컴퓨터가 서로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속이었습니다. 당시로선 혁신적이었지만, 이 규격은 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시대의 제약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 표현 가능한 값의 범위는 0부터 127까지, 고작 128단계에 불과했고, 신호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흘렀습니다. 수십 년간 음악 프로덕션이 폭발적으로 진화하는 동안, 정작 그 기반을 이루는 통신 규격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발표된 MIDI 2.0은 단순한 버전 업그레이드가 아닙니다. 통신 구조 자체를 뜯어고친 재설계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양방향 통신(Property Exchange)입니다. MIDI 1.0에서 신호는 컨트롤러에서 음원으로 일방적으로 흘렀습니다. MIDI 2.0에서는 두 장비가 서로 악수를 건네듯 대화를 나눕니다. 가상 악기를 불러오면 컨트롤러가 자동으로 해당 악기의 파라미터 이름을 인식해 노브를 매핑하고, 장비의 역량을 실시간으로 협상합니다. 과거라면 몇 분씩 걸리던 설정 과정이 플러그인을 꽂는 순간 완료됩니다.

해상도는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7비트(128단계)에서 32비트(약 42억 단계)로 확장되면서, 볼륨을 서서히 높일 때 소리가 계단처럼 뚝뚝 끊기던 '스테핑 현상'이 원천적으로 사라집니다. 인간의 청각이 인지할 수 있는 변화의 한계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의 정밀함이 확보됩니다.

타이밍 정확도 역시 개선됩니다. MIDI 2.0은 각 메시지에 타임스탬프를 포함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병목되거나 처리 순서가 뒤섞여 박자가 미세하게 밀리는 지터(jitter) 현상이 해소됩니다.

다만 중요한 맥락이 있습니다. MIDI 2.0은 현재 전환기에 있습니다. macOS는 Core MIDI를 통해 안정적인 지원을 이미 제공하고 있고, Windows는 Windows MIDI Services를 통해 준비 중입니다. Cubase, Logic Pro, Bitwig 등 주요 DAW는 핵심 기능을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이 완전히 전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 과도기에서 가장 먼저, 가장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MPE입니다.

2. MPE: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전통 MIDI가 가진 근본적 한계

피아노를 떠올려 보십시오. 피아니스트가 도-미-솔 화음을 누른 채로 '미'에만 살짝 비브라토를 걸 수 있습니까? 전통 MIDI 환경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피치 벤드 메시지는 채널 전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벤드 휠을 올리면 세 음이 동시에 올라갑니다. 화음의 일부에만 선택적으로 표현을 적용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닙니다. 바이올리니스트는 활을 긋는 압력과 속도, 비브라토의 깊이를 손끝으로 실시간 조절합니다. 트럼페터는 입술의 긴장도와 호흡의 세기로 음색을 섬세하게 변화시킵니다. 어쿠스틱 악기 연주자들이 당연하게 구현하는 표현들이, MIDI 키보드 앞에서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MPE(MIDI Polyphonic Expression)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규격입니다. MPE 스펙은 2017년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이후 점점 더 많은 제조사들이 채택해 왔습니다.

 

 

MPE의 핵심 원리: 채널의 독립화

MPE의 작동 방식은 기발하면서도 단순합니다. 전통 MIDI는 하나의 채널로 모든 음을 전송합니다. MPE는 누르는 음마다 독립된 MIDI 채널을 배정합니다.

일반 MIDI에서 피치 벤드 같은 채널 전체 메시지는 하나의 MIDI 채널에서 연주되는 모든 음에 동시에 적용됩니다. MPE에서는 각각의 음이 자신만의 MIDI 채널을 가지므로, 그 메시지들이 각 음에 개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도를 누르면 채널 2, 미를 누르면 채널 3, 솔을 누르면 채널 4로 각각 분리되어 전송됩니다. 이제 채널 3에 피치 벤드를 걸어도 채널 2와 4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화음 안에서 단 하나의 음에만 비브라토를 거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5차원 표현의 세계

MPE가 제공하는 표현 축은 다섯 가지입니다.

Strike(타격)

건반을 누르는 속도, 즉 전통적인 벨로시티입니다. 음의 시작점에서의 세기를 결정합니다.

Press(압력)

건반을 누른 채 추가로 가하는 압력입니다. 흔히 폴리포닉 애프터터치라고 불리며, 음을 유지하는 도중 필터를 열거나 비브라토를 가하거나 음량을 부풀리는 데 사용됩니다. 전통 MIDI의 채널 애프터터치는 모든 음에 동시에 적용되지만, MPE의 Press는 각 음에 독립적입니다.

Glide(좌우 이동)

건반 위에서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는 제스처입니다. 기타의 슬라이드처럼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효과나, 특정 파라미터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데 활용됩니다.

Slide(상하 이동)

건반 위에서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는 제스처입니다. 키의 위쪽과 아래쪽을 활용해 음색이나 변조 깊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Lift(이탈)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는 속도와 방식입니다. 어쿠스틱 피아노에서 댐퍼가 현에서 떨어지는 방식이 소리의 여운에 영향을 미치듯, Lift는 음이 사라지는 방식 자체를 표현 수단으로 만듭니다.

이 다섯 가지 축이 각 음에 독립적으로 작용할 때, 키보드는 더 이상 '스위치 모음'이 아닙니다. 바이올린의 현처럼, 첼로의 활처럼, 손끝의 모든 움직임이 소리와 직결되는 악기가 됩니다.

MPE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MPE의 잠재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발휘됩니다. DAW 측면에서는 Bitwig Studio가 가장 완성도 높은 MPE 지원을 제공하며, Ableton Live, Logic Pro, Cubase 역시 MPE를 수용합니다. 플러그인으로는 Animoog, Pigments, Native Instruments의 Kontakt 등이 MPE를 지원하고, Surge XT, Vital 같은 무료 신디사이저도 MPE를 지원합니다.


3. Expressive E Osmose: MPE를 악기로 만든 선구자

 

왜 Osmose가 특별한가

MPE를 지원하는 컨트롤러는 Osmose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ROLI의 Seaboard는 실리콘 재질의 연속적인 키 표면으로 MPE를 구현했고, Roger Linn의 LinnStrument는 패드 기반의 격자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이 악기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탁월하지만, 공통적인 진입 장벽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키보드 연주 경험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년, 수십 년을 피아노 건반에 익숙해진 연주자에게 실리콘 패드나 패드 버튼은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새로운 악기입니다. Osmose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친숙한 피아노 건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되, 그 건반 하나하나가 MPE의 다차원적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메커니즘 자체를 재설계했습니다.

Osmose에 탑재된 커스텀 Augmented Keyboard Action은 누르기, 힘주기, 흔들기, 스트럼 등 모든 제스처를 소리와 연결하며 독특하고 유기적인 반응성을 제공합니다. 확장된 폴리포닉 프레셔, 고해상도 애프터터치, 그리고 음표별 개별 피치 컨트롤이 어쿠스틱 악기에 더 가까운 연주 경험을 선사합니다.

EaganMatrix는 모든 제스처를 실시간으로 해석하는 모듈형 합성 엔진으로, 아날로그부터 물리적 모델링까지 방대한 음향적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EaganMatrix : MPE를 위해 태어난 엔진

Osmose 신디사이저 내부에는 Haken Audio의 EaganMatrix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엔진의 핵심 특징은 MPE 신호를 처리하도록 처음부터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신디사이저 엔진들이 MPE를 '지원하도록 추가된' 형태라면, EaganMatrix는 MPE 없이는 의미 자체가 없는 엔진입니다.

건반을 누르는 깊이에 따라 음색의 질감이 유기적으로 변하고, 손가락을 살짝 옆으로 미끄러뜨리면 배음 구조가 실시간으로 재구성됩니다. 피지컬 모델링, FM, 웨이브테이블, 가산 합성 등 다양한 방식이 EaganMatrix 안에서 MPE와 결합되어, 연주자의 손끝 움직임이 직접 음향 물리량을 제어합니다.


4. Osmose CE: 컨트롤러로 진화한 표현의 철학

 

CE의 탄생 배경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Superbooth 2026에서 Expressive E는 혁신적인 익스프레시브 MIDI MPE 키보드와 신디사이저의 컨트롤러 에디션인 Osmose CE를 공개했습니다.

개발팀이 지난 몇 달 동안 손가락 끝의 미세한 떨림까지 소리로 바꿔주는 MPE 키보드용 음악 소리 모음집인 ‘익스프레시브 스위트’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보여준 새로운 모습은 그동안의 노력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진 아주 당연한 결과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2023년 출시된 오리지널 Osmose는 풀사이즈 건반 폼팩터에 MPE 수준의 표현력을 담아냈으며, 음표별 피치 벤드, 폴리포닉 애프터터치, 특수 건반 제스처들로 새로운 퍼포먼스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Osmose CE는 같은 키베드에서 EaganMatrix 음원을 제거한 버전이지만, 이것을 단순하게 '음원이 없는 Osmose'로 보는 것은 오해입니다. CE는 Osmose의 MPE 표현력을 사용자가 이미 구축해 놓은 기존 소프트웨어 환경으로 가져오기 위해 설계된, 목적이 명확한 도구입니다.

동일한 키베드, 새로운 역할

Osmose CE는 모든 제스처와 MPE 기능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익스프레시브 키베드를 그대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탭, 프레스 & 탭, 피치 벤드, 비브라토, 쉐이크, 스트럼, 익스프레시브 노트-오프가 모두 포함됩니다.

외관은 화이트 알루미늄 상단과 블랙 하단의 이른바 '판다 룩'으로 컨트롤러 버전임을 시각적으로 즉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7개의 노브/인코더, 9개의 버튼, 피치 및 모듈레이션 슬라이더, 4.3인치 컬러 L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49건반 버전이 $999, 61건반 버전이 $1,199로, 기존 Osmose 신디사이저가 $1,799에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입니다.

Ctrl-e: MPE의 복잡함을 녹인 소프트웨어 생태계

Osmose CE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는 Ctrl-e입니다. 기존 Osmose를 MIDI 컨트롤러로 사용하려 했던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MPE 라우팅과 설정이 복잡하고, 각 플러그인마다 매핑을 새로 해야 하며, 최적화된 프리셋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Ctrl-e는 이러한 문제들을 우회하여, Osmose의 MPE 컨트롤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설계된 900개 이상의 프리셋 컬렉션에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별도의 설정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Ctrl-e에 참여한 서드파티 개발사는 Synapse Audio, AAS, Kilohearts, GForce, Dawesome, Vital 등으로, 웨이브테이블, 물리적 모델링, 아날로그 모델링 등 다양한 합성 방식을 포괄합니다.

Osmose CE를 DAW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식되어 해당하는 요소들을 화면에 표시합니다. 트랜스포트 컨트롤, 트랙 및 디바이스 내비게이션, 믹서 컨트롤, 매크로 접근 등 클래식한 DAW 컨트롤도 포함됩니다. 지원 DAW는 Ableton Live, Bitwig, Cubase, Logic Pro입니다.

7가지 제스처: MPE를 몸으로 익히다

오스모스 CE는 모든 건반을 한꺼번에 조절하던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 음 제어(Per-Note Control)'를 통해 손가락마다 소리의 색깔이나 높낮이를 제각각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비입니다.

특히 건반을 누르는 힘을 따로 읽어내는 '폴리포닉 애프터터치'와 더불어, 손가락으로 누르는 압력만 조절해도 음 사이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이동하는 '프레셔 글라이드' 기술은 기존 키보드로는 흉내 낼 수 없었던 독특하고 섬세한 연주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여기에 내가 연주하는 느낌에 맞춰 음악 패턴이 똑똑하게 변하는 'MPE 아르페지에이터' 기능까지 더해져 기계처럼 딱딱한 반복이 아닌 매번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반응을 보더라도 이러한 기능들이 합쳐져 디지털 악기가 비로소 인간의 감정을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핵심적인 기술적 진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 제작 환경에서의 위상

Hans Zimmer는 영화 Dune: Part Two의 스코어를 위해 Osmose를 여러 대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마케팅 일화가 아닙니다. 스코어링 현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작곡가들이 실제 작업에 도입했다는 것은, 이 악기가 '흥미로운 실험'의 단계를 넘어섰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전에 포스팅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5. MIDI 2.0, MPE, 그리고 Osmose CE가 가리키는 방향

세 기술의 관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MIDI 2.0은 디지털 음악 통신의 인프라를 재설계했습니다. MPE는 그 인프라 위에서 다차원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실용적 규격입니다. Osmose CE는 그 규격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악기로 구현한 하드웨어입니다.

 

Osmose CE는 심지어 MPE 지원 없는 기존 플러그인과 하드웨어 신디사이저를 익스프레시브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악기를 바꾸거나 기존 셋업을 재구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 CE의 핵심 가치입니다.

MPE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깊게 연주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선언입니다.

디지털 음악 제작이 마우스 클릭과 노트 그리드로 귀결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MPE와 Osmose CE는 다른 미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손가락이 건반을 누르는 깊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속도, 떼어내는 순간의 압력 하나하나가 소리를 빚는 재료가 되는 미래입니다. 연주자가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손으로 만지는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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