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 iFi는 왜 Burr-Brown DAC를 계속 쓸까? iDSD Phantom·NEO iDSD 3로 본 설계 철학
본문

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iFi audio의 신제품 iDSD Phantom과 NEO iDSD 3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두 제품 모두 여전히 Burr-Brown 계열 DAC 설계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오디오 시장에서는 새로운 칩셋과 최신 스펙 경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iFi는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방향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iFi는 지금도 Burr-Brown DAC를 고집할까요? 단순히 익숙해서가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사운드 철학과 디지털 설계 방식, 그리고 ‘음악을 어떻게 들려주고 싶은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iDSD Phantom과 NEO iDSD 3를 계기로, iFi가 오래전부터 Burr-Brown DAC IC를 사용해온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 이번 글은 AV Watch에 게재된 iFi audio 공동 창업자 Vincent Luk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1. 신제품에서도 이어지는 Burr-Brown DAC 설계

iDSD Phantom

NEO iDSD 3
최근 공개된 iDSD Phantom과 NEO iDSD 3를 보면, iFi audio가 여전히 Burr-Brown 계열 DAC 설계를 핵심 축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iDSD Phantom은 4개의 Burr-Brown DSD1793를 커스텀 인터리브 구성으로 사용하고, NEO iDSD 3는 Burr-Brown 칩셋 기반의 커스텀 DAC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설계됐습니다. 특히 NEO iDSD 3는 PCM과 DSD를 각각 다른 경로로 처리하는 구조를 통해 bit-perfect에 가까운 신호 처리와 자연스러운 다이내믹, 저레벨 리니어리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iFi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단순히 최신 DAC 칩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깊게 다뤄온 Burr-Brown 기반 설계를 계속 발전시키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Vincent Luk가 말하는 iFi의 기준은 ‘스펙’보다 ‘음악 경험’

이 부분은 AV Watch와의 인터뷰에서 공동 창업자 Vincent Luk의 발언을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그는 iFi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어떤 배경과 철학에서 나왔는지까지 사용자가 이해하길 바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iFi는 단순히 “소리가 난다”는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음악을 더 즐겁고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Luk는 iFi가 DAC를 설계할 때 진공관 기반 아날로그 레코드 플레이백 시스템을 레퍼런스로 삼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사우스포트 본사에는 Garrard 301/401, Audio Note ONGAKU 같은 시스템이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신제품이 단순히 선명하고 하이파이적으로 들리는지를 넘어서, 음악의 질감과 뉘앙스, 몰입감까지 재현하는지를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목은 왜 iFi가 Burr-Brown을 계속 쓰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입니다. iFi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측정 성능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납득되는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3. 왜 계속 Burr-Brown인가

그렇다면 왜 하필 Burr-Brown일까요? iFi 공식 설명에 따르면 Burr-Brown True Native 칩셋은 포맷을 불필요하게 바꾸지 않고 bit-perfect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으며, iFi는 이 칩을 선택한 이유로 자연스러운 musicality와 True Native 아키텍처를 직접 언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Burr-Brown은 iFi가 추구하는 “자연스럽고 음악적인 재생”에 가장 잘 맞는 기반이라는 뜻입니다.
NEO iDSD 3 공식 페이지 역시 이 점을 같은 방향으로 설명합니다. 이 제품은 Burr-Brown 기반의 커스텀 DAC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설계됐고, PCM과 DSD를 각각 다른 경로로 처리하는 구조를 통해 신호 보존과 자연스러운 다이내믹을 노린다고 소개합니다. 즉, Burr-Brown 채택은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나 감성 마케팅이 아니라, iFi가 오랫동안 밀어온 디지털 처리 방식과 직결되는 선택입니다.
4. Vincent Luk가 말한 Burr-Brown의 진짜 가치

AV Watch 인터뷰에서 Luk는 iFi가 사용하는 DAC 칩을 내부적으로 Good / Better / Best 세 단계로 나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준에서 ESS 범용 칩은 Good, Cirrus Logic 계열은 Better, 그리고 Burr-Brown 멀티비트 DAC는 Best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가격이나 브랜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iFi가 오랜 시간 실제 구현과 튜닝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에 가깝습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Luk가 과거 AMR 시절 여러 DAC 칩을 연구한 끝에, 역사상 최고의 DAC 칩으로 Philips TDA1541A를 꼽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Burr-Brown DAC는, 이상적인 구현이 이뤄질 경우 그 TDA1541A가 들려주던 것과 같은 수준의 음악적 경험과 질감 재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펙 수치가 아니라, 실제 청감상 느껴지는 질감과 몰입감이라는 점입니다.
5. 중요한 건 칩 자체보다 ‘어떻게 구현하느냐’

이 대목에서 Luk의 인터뷰는 더 직접적입니다. 그는 DAC 칩을 단순히 데이터시트대로 쓰는 것은 시작점일 뿐이며,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칩을 어디까지 연구하고, 어떻게 구현하고, 어떤 노하우로 다루느냐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는 Burr-Brown DAC의 데이터시트상 지원 범위를 넘어서는 재생을 iFi가 구현해왔다는 점을 예로 들며, 많은 회사가 데이터시트대로 조립하는 데서 멈추지만 iFi에게는 그 지점이 오히려 출발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곧 “Burr-Brown이라서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Burr-Brown을 연구해 온 iFi이기 때문에 그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그래서 iFi는 단순히 칩셋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칩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자기 방식으로 완성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iDSD Phantom과 NEO iDSD 3는 그 철학의 최신 결과물

이런 맥락에서 보면 iDSD Phantom과 NEO iDSD 3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닙니다. iDSD Phantom은 4개의 Burr-Brown DSD1793와 Crysopeia FPGA 엔진을 결합해 DSD2048 리마스터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NEO iDSD 3는 Burr-Brown 기반 DAC 구조 위에 K2/K2HD, 강화된 회로 설계, 블루투스 성능, 데스크톱 활용성을 더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제품의 포지션은 다르지만, 중심에는 여전히 iFi가 가장 신뢰하는 Burr-Brown 기반 디지털 설계가 놓여 있습니다.
Luk 역시 인터뷰에서, 오디오는 객관적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며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운드에 얼마나 깊게 몰입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왜 iFi가 Burr-Brown을 쉽게 버리지 않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결국 iFi에게 DAC는 숫자 경쟁용 부품이 아니라, 음악 경험을 설계하는 핵심 베이스이기 때문입니다.
7. 마무리
결국 iFi audio가 Burr-Brown DAC를 오래전부터 꾸준히 사용해온 이유는 명확합니다. 자연스러운 musicality, PCM과 DSD를 분리 처리하는 구조, 자사 설계 노하우를 오래 축적해온 익숙한 플랫폼, 그리고 무엇보다 측정치보다 음악 경험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이 Burr-Brown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iDSD Phantom과 NEO iDSD 3는 단순히 최신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이 아니라, iFi가 오랜 시간 이어온 Burr-Brown 철학이 오늘날 어떤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