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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전설의 악플(?)러 한국의 인디 밴드의 전설이 되다.

사운드캣영업본부
2026-08-25 11:31 15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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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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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 누군가가 커뮤니티에서 키보드 배틀을 벌이다가 "나 사실 유명 밴드 리더인데?"라는 허풍을 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렉카~~~ 뉴스~~

불과 몇 시간 만에 아이피가 추적되고, 과거 글이 모두 털리며,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의 박제 영상이 올라와 영원히 인터넷의 웃음거리로 남을 겁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갓 보급되던 1990년대 중반, 낭만과 허세가 넘쳐나던 PC통신 시절에는 전혀 다른 결말이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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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음악을 헐뜯던 방구석 악플러가 인터넷 싸움에서 밀리기 싫어 던진 단 한 줄의 순도 100% 거짓말.

그 무모한 허세가 굴러가 한국 인디 음악사의 '언니네이발관'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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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거창한 록스타들과 철없는 악플러,

그리고 90년대라는 시대가 합작해 낸 한국 대중음악사 최고의 황당한 실화극을 풀어볼까 합니다.

한국 가요계의 르네상스 시기라 불리는 1990년대

저는 이 세대가 아니라서 잘...

1990년대 PC통신 하이텔의 음악 게시판은 자칭 음악 마니아라는 방구석 평론가들이 계급장 떼고 붙던 야생이었습니다.

그 시절 한국 가요계의 통곡의 벽은 신해철이 이끌던 밴드 넥스트(N.EX.T)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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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을 입고 철학적 가사와 10분짜리 신디사이저 솔로를 뿜어대며, 우주와 인류의 구원을 노래하던 '대왕님'들이었죠.

하지만 그 시절 방구석 키배꾼 이석원의 눈에는 그 모든 게 그저 오글거리는 '웅장병'이자 시대착오적인 록스타 놀이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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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넥스트의 거창한 콘셉트 앨범과 특유의 뽕짝 록 사운드를 향해 매서운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거대한 록스타들의 지독하게 좁았던 소갈딱지

웃긴 건, 인류를 구원하겠다며 온갖 멋은 다 잡던 넥스트 팬들과 그 주변 수호신들의 반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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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말해, 당대 최고 인기 밴드와 그 추종자들이 방구석에서 모니터나 두드리던 무명 악플러 한 명의 야지에 지독하게 '긁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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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츠(Spatz)라는 작가 분의 만화

"록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다"던 거창한 명분에 비해 그들의 속알딱지는 참으로 소심했습니다.

“남의 음악 까기 전에 너는 악기나 잡을 줄 아냐?”, “음악 만들 줄도 모르는 놈이 어디서 넥스트에 비비냐”라며

수백 개의 공격성 댓글로 떼거리(?) 집단지성을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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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프로그레시브 록을 하던 거장들이 방구석 키배꾼의 팩트 폭격 한 방에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꼴이었습니다.

스파츠(Spatz)라는 작가 분의 만화

여기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이석원은 인생을 바꿀 세기의 순도 100% 거짓말을 던집니다.

"나 이미 모던록 밴드 하고 있다. 이름은 '언니네이발관'이다."

(밴드 이름조차 학창 시절 비디오 가게 구석에서 본 일본 에로 영화 제목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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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6개월 차가 최고 베테랑? 대환장 가짜 밴드의 결성

문제는 이 얼토당토않은 허풍이 당시 PC통신의 좁은 네트워크 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스노우볼로 굴러갔다는 점입니다.

소문은 퍼지고 퍼져 당대 최고 권위의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

<전영혁의 음악세계>에서 '한국 모던록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로 언니네이발관이 언급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전영혁 DJ의 목소리로 가짜 밴드 이름이 전국에 송출되자, 이석원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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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석원은 거짓말을 메우기 위해 PC통신 동호회에서 함께 노가리나 까던 사람들을 긴급 소집합니다.

 

 

류한길 / 류기덕 / 유철상

그렇게 모인 초기 멤버가 이석원(보컬/기타), 류한길(키보드), 류기덕(베이스), 유철상(드럼) 4인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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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멤버 구성의 실체는 그야말로 눈물겨운 대환장 파티였습니다.

스파츠(Spatz)라는 작가 분의 만화

넷 다 악기라고는 잡아본 적도 없는 생초보들이었고,

드러머 유철상도 드럼을 잘 쳤던게 아니라 이석원이 팔이 길어서 데려온 것이었습니다.

악기 코드 하나 짚을 줄 모르는 이석원이 리더랍시고 입으로 "웅- 짱- 짠" 소리를 내며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멤버들은 그게 뭔 소리인지 몰라 서로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은인의 등장: 윤병주의 특훈으로 완성된 곡들

이 대책 없는 가짜 밴드를 진짜 밴드의 형체로 만들어준 구원투수가 나타나니, 바로 당시 노이즈가든의 기타리스트 윤병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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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기막힌 사정을 접한 윤병주가 자원봉사에 가까운 느낌으로 지옥의 특훈을 시켜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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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츠(Spatz)라는 작가 분의 만화

윤병주는 코드 잡는 법도 모르던 초보자들에게 악기 잡는 법부터 가르치고,

이석원이 입으로 중얼거리는 조악한 중얼거림을 제대로 된 음악적 구조로 가공해 주었습니다.

윤병주의 피나는 특훈과 쥐어짜는 조련이 없었다면 이석원의 허풍은 1집 앨범은커녕 곡 하나 완성하지 못하고 끝났을 겁니다.

(훗날 밴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정대욱 같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합류해 음악적 완성도를 더하게 됩니다.)

명반의 탈을 쓴 실체: 언니네이발관 1집의 허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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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촌과 홍대의 꿉꿉한 지하 연습실에서 피나는 똥쇼와 윤병주의 특훈을 거쳐

1996년에 발표된 언니네이발관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는 훗날 한국 인디의 명반으로 추앙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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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 사운드를 냉정하게 까놓고 보면 기가 차는 수준이었습니다.

넥스트의 화려한 테크닉과 웅장함을 "폼만 잡는다"고 디스하던 악플러가, 정작 본인 앨범에서는 음정은 나가고 박자는 계속 밀리는 보컬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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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프는 학원 3개월 차가 칠 법한 단순한 코드의 연속이었고,

허접한 연주력은 '로파이(Lo-Fi) 감성'과 자극적인 디스토션 이펙터 뒤로 얼렁뚱땅 숨겼습니다.

남의 완벽주의는 비웃었으면서 정작 본인은 허접한 실력을 인디 감성이라는 포장지로 그럴싸하게 덮어버린 희대의 내로남불이었던 셈입니다.

시대를 너무 잘 타고난 악플러와 록스타의 운빨

물론 훗날 이석원이 뼈를 깎는 집착과 완벽주의로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같은 진짜 명반을 만들어낸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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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를 지옥으로 밀어 넣은 광기는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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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서사의 핵심은 90년대라는 시대가 준 엄청난 운에 있었습니다.

만약 이석원이 요즘 같은 시대에 유명한 밴드를 까며 이런 허풍을 쳤다면 어땠을까요?

밴드 이름을 말한 지 3시간 만에 에x코리아나 디시x사이드에 "언니네이발관 이석원 신상 털렸다.

드럼 6개월 차가 제일 베테랑인 가짜 밴드임"이라는 폭로글이 올라왔을 겁니다.

곧이어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이 등판해 [충격] 넥스트 까던 방구석 악플러의 가짜 밴드 자작극 실체 (feat. 윤병주 특훈 고혈 쥐어짜기) 같은 썸네일로 영상을 도배했을 것이고, 넥스트 팬덤의 화력에 밀려 첫 라이브를 하기도 전에 '허세 찌질이'로 매장당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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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서보기도 전에 인생이 조리돌림당하며 끝났을 게 보듯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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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더디게 돌고, 아마추어의 허접함조차 '홍대 앞 청춘의 낭만과 B급 감성'으로 포장해 주던 90년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별것도 아닌 키배꾼 한 명에게 긁혀서 대거 덤벼들었던 록스타들과,

그 오기 하나로 드럼 6개월 차를 베테랑 삼아 전설이 되어버린 악플러가 만든, 두 번 다시는 나올 수 없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희대의 운빨 잔혹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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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클릭 한 번으로 모든 비밀이 폭로되고, 자작극과 어설픔은 순식간에 매장당하는 팍팍한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키보드 싸움에서 밀리기 싫어 쳤던 순도 100% 거짓말이 한국 대중음악사의 전설이 되어버린 이 황당한 잔혹사가,

오늘따라 유독 엉뚱하고도 그립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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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더 재미있고 유익한 음악 비하인드 스토리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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