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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줄이어폰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 전성기다. (유선이어폰)

사운드캣영업본부
13시간 29분전 1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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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줄 이어폰(유선 이어폰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지만 본 글에는 줄 이어폰으로 통일 하겠습니다.) 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는 느낌, 받지 않으셨나요?

착각이 아닙니다. 시장조사업체 Circana에 따르면 유선 이어폰은 5년 연속 감소하던 매출이 2025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026년 첫 6주 만에 전년 대비 20% 성장했습니다.

구글 검색량은 2025년 대비 88% 증가 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PR 컨설팅사 Cupid PR의 Sophie Rhone은 이렇게 말합니다.

단순히 제품 하나가 바이럴된 게 아닙니다.

유선 오디오가 소비자들의 선택지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러 브랜드와 가격대에서 동시에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특정 제품 하나가 화제가 된 게 아니라, 카테고리 자체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렇다면 왜 지금, 줄 이어폰일까요?

 

잠깐, 줄 이어폰이 사라진 게 언제였지?

지금 MZ세대에게 줄 이어폰은 새로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게 기본값이었습니다. 2001년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했을 때, 흰 줄 이어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길에서 흰 줄을 달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 아이팟 있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었죠. 당시 Apple EarPods의 흰 케이블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일종의 신분증 같은 것이었습니다. 음악을 디지털로 들고 다닌다는 것, 그 자체가 세련된 것이었던 시절의 상징이었죠.

그 흐름이 바뀐 건 2016년 무렵부터입니다. 애플이 아이폰 7에서 헤드폰 잭을 없애면서 업계 전체가 무선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갤럭시 20, 노트 10부터)

2016년 AirPods 출시 이후 무선 이어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줄 이어폰은 서서히 "아직도 저거 써?"의 대상이 됐습니다. 스마트폰에 이어폰이 기본으로 동봉되던 것도 2020년 아이폰 12부터 사라졌고요.

그로부터 5년 남짓이 지난 지금, 그 줄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번에는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편의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줄 이어폰의 가장 큰 강점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꽂으면 바로 됩니다. 페어링 과정도 없고, 충전 상태를 확인할 필요도 없고, 연결 오류 같은 것도 없습니다. 꺼내서 꽂으면 음악이 나옵니다.

이게 사소해 보여도, 매일 쓰는 기기에서는 꽤 큰 차이로 느껴집니다. 출근길에 이어폰을 꺼내 바로 음악을 틀 수 있다는 것, 가방 어딘가에서 꺼내도 별도의 준비 없이 쓸 수 있다는 것. 이런 작은 마찰이 없다는 게 반복되다 보면 의외로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장거리 비행처럼 오랜 시간 사용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MusicTech는 "비행기에서야 충전을 깜빡했다는 걸 깨닫는 공포"를 유선 이어폰 귀환의 이유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유선은 그런 걱정 자체가 없죠.

줄 이어폰이 "불편한 옛날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마찰이 적은 기술"로 다시 인식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단순하게 작동하는 것의 가치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가성비 측면에서도 재평가받고 있다

Simgot EW100

비슷한 가격대라면, 유선 쪽이 음질 면에서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블루투스로 방식으로 인한 음질 열화도 없고, 드라이버 성능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도 있습니다.

배터리 열화로 인한 성능 저하도 없어서 오래 쓸수록 유선이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도 생겼고요. 무선 이어폰은 그냥 사서 2년 동안 쓰지 않아도 나중에 보면 배터리 문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디오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Simgot EW100이나 EW200 같은 제품들도 1~5만원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고음질 무선 이어폰의 가격대가 올라가면서, 같은 예산 안에서 더 나은 선택을 찾다 보니 유선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흐름이 생긴 겁니다.

특히 학생이나 보조 기기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차이가 크게 작용합니다. 주력 기기는 따로 있더라도,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인강을 들을 때처럼 특정 상황에 쓸 이어폰으로 유선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거든요. "비슷한 돈이면 유선이 낫다"는 말이 이제 설득력 있게 들리는 시대가 된 겁니다.

분실 위험이 낮다는 것도 은근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줄이 연결돼 있어 가방 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한쪽만 잃어버리는 상황도 생기지 않습니다. 작은 것 같지만 꽤 자주 겪는 불편이죠. 실제로 중고마켓에 보면 무선 이어폰 양쪽 다 보다 한 쪽만 파는 글이 더 많은...

 

문화적인 흐름도 맞아떨어졌다

요즘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고, 바이닐을 사 모으고, 구형 기기를 일부러 꺼내 쓰는 흐름, 느끼시죠? 이른바 '아날로그 감성'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줄 이어폰이 딱 그 결에 맞아떨어집니다. The Guardian은 흰 줄이 달린 유선 이어폰이 '디지털 피로'의 상징으로 예상치 못하게 떠올랐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패션 쪽에서도 반응이 왔습니다. Bella Hadid, Zendaya 같은 셀럽들이 유선 이어폰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고, 2025년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Dove Cameron이 Apple EarPods를 머리 번에 엮어 넣는 스타일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Vogue는 이 순간을 유선 이어폰 르네상스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았고, British Vogue의 패션 에디터는 유선 이어폰을 두고 "이제는 진짜로 스타일링 가능한 액세서리"라고 표현했습니다.

SNS에서 퍼지는 'Wired It Girls' 문화도 한몫했습니다. 줄 이어폰이 패션 아이템으로 기능하면서, 이어폰 홀더 액세서리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단순히 음향 기기를 넘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거죠.

흥미로운 건, 이 트렌드가 접근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고가의 빈티지 제품을 사야 하거나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2만원짜리 EarPods 하나면 그 흐름에 바로 동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세대에게는 음향 기기고, 어떤 세대에게는 패션 소품이고, 어떤 세대에게는 노스탤지어의 상징입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린 게 지금의 줄 이어폰 붐입니다.

실제로 쓰는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숫자와 트렌드 얘기를 했으니, 실제로 쓰는 사람들 이야기도 해볼게요.

국내 오디오 커뮤니티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유선 이어폰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어폰 커뮤니티 에서는 "에어팟 프로 같은 제품보다 2만원대 EW100 같은 제품이 음질이 더 좋다"는 후기가 꾸준히 올라옵니다. "집에서 음악 들을 때, 영상 편집할 때는 레이턴시 때문에 유선이 진리"라는 말도 반복적으로 나오고요.

해외 커뮤니티도 비슷합니다. Amazon 리뷰에는 "AirPods 대신 이걸 샀는데 후회가 없다", "bass가 의외로 괜찮고 플러그 앤 플레이가 최고다"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부정적인 반응보다 중립적인 재발견의 톤이 많다는 겁니다. "다시 써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식의 후기가 많고, 거기서 더 나아가 "이게 더 낫네"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래 쓰던 무선 이어폰의 배터리가 슬슬 죽어갈 때, 교체 대신 유선으로 넘어오는 패턴도 자주 보입니다.

물론 모두가 유선으로 돌아오는 건 아닙니다. "무선의 편함을 포기할 수 없다", "운동할 때는 줄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여전히 많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유선은 구식"이라는 단정이 줄고, 상황에 따라 골라 쓰는 선택지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지금의 변화입니다.

 

바이닐의 부활과 닮아있다

이 흐름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이닐 레코드의 부활입니다.

2022년, 바이닐은 1990년 이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인 노스탤지어 유행"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고, 2025년에는 바이닐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지속 가능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거죠.

줄 이어폰의 귀환이 이와 같은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단순한 복고 유행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기술을 선택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겁니다.

 

이 흐름이 의미하는 것

물론 줄 이어폰이 무선 시장 전체를 대체하는 건 아닙니다. 운동할 때, 이동이 많을 때, 통화가 잦을 때는 무선이 더 잘 맞는 상황이 분명히 있습니다. 시장 전체로 보면 무선 중심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요.

다만 이번 반등이 보여주는 건, 유선 이어폰이 완전히 사라진 카테고리가 아니라 특정 상황과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확실한 선택지라는 점입니다.

시장이 "무선이냐 유선이냐"의 구도가 아니라, 용도에 따라 나눠 쓰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는 거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 장시간 사용이 많은 사람, 음질을 중시하는 사람,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사람.

각자의 이유로 유선을 선택하는 층이 다시 생겨나고 있습니다.

브랜드들도 이 흐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가형 보급 모델부터 패션 협업 제품, 음질 강조 모델까지 유선 라인업을 다시 세분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줄 이어폰은 단순히 "저렴한 대안"이 아니라 "효율적인 선택"으로 포지셔닝되고 있습니다.


줄 이어폰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한동안 선택지에서 지워버렸다면, 다시 한번 꺼내볼 만한 시점이 됐다는 거죠.

꽂으면 바로 되는 것의 가치를, 요즘 들어 다시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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