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성인(聖人) 베토벤의 대표곡 10선 (엘리제가 대체 누구야?) > 소식

본문 바로가기

소식

with Soundcat

MAKE & PLAY

[ETC] 음악의 성인(聖人) 베토벤의 대표곡 10선 (엘리제가 대체 누구야?)

사운드캣영업본부
7시간 15분전 6 0

본문

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작곡가의 이름을 몇 명만 물어본다면 아마 이런 이름들이 나올 겁니다.

​

모차르트? 바흐?

하지만 그보다 더 베토벤.

​

그런데 베토벤은 모차르트와 조금 다릅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아름답다”, “우아하다”, "밝다"라는 느낌이라면 베토벤은 조금 더 강렬합니다.

​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장엄하고,

때로는 슬프고,

​

또 어느 순간에는 모든 것을 뚫고 나가는 듯한 힘을 보여줍니다.

​

무엇보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묘한 인간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

천재적인 작곡가였지만 모든 것이 순탄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아시는...

​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 가운데 하나는 청력의 상실이었습니다.

영화 <카핑 베토벤>의 한 장면

음악가에게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었을 겁니다.

​

그런데 베토벤은 놀랍게도 그 절망 속에서 오히려 자신의 음악을 더욱 확장시켜 나갑니다.

​

그리고 결국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

그래서 베토벤을 흔히 ‘음악의 성인’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

오늘은 베토벤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클래식을 처음 듣는 분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대표곡 10곡을 골라보겠습니다.

​

제목은 낯설어도 음악을 들으면

“아! 이거였어?”

하는 곡들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

1.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 Op.31 No.2

「템페스트」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상당히 독특한 작품입니다.

​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 Op.31 No.2.

흔히 「템페스트(The Tempest)」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제3악장. Allegretto

​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상당히 묘한 느낌이 듭니다.

​

특히 제3악장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음형 위로 긴장감이 쌓이면서 어딘가 쫓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전에 모짜르트에서도 다루었지만 ‘템페스트’같은 이름은

작곡가가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닙니다.

​

대부분 음악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위해

붙인 이름들인데 '템페스트'는 조금 특이합니다.

​

베토벤이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설명을 요구받았을 때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이 별명의 배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 일화는 베토벤의 비서 쉰들러의 증언에서 나온 것인데

그 진위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출판사의 마케팅 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

그래도 ‘템페스트’라는 이름이 붙고 나니 음악의 분위기가 상당히 잘 어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

그리고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베토벤의 청력 문제입니다.

​

이 무렵 베토벤은 자신의 청력 이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점점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1802년에는 오스트리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동생들에게 남긴 이른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심각한 절망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

‘템페스트 소나타가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쓴 절망 속에서 작곡되었고, 그 고통을 직접 표현한 작품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

Op.31의 세 소나타는 1802년 전후에 쓰였고,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와 시기적으로 가까운 것은 맞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특정 사건과 1:1로 연결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베토벤이 점점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런 독특한 소나타였습니다.

​

2. 교향곡 9번 라단조 Op.125

「합창」

베토벤을 이야기하면서 이 곡을 빼놓을 수 있을까요?

​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

교향곡 9번 라단조 Op.125.

흔히 「합창 교향곡」이라고 부릅니다.

​

그리고 마지막 제4악장에 등장하는 곡이 바로 그 유명한

〈환희의 송가〉

입니다.

​

처음에는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

그러다가 음악이 점점 커지고,

마침내 사람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

교향곡이라는 순수 기악 장르에 대규모 합창과 독창을 결합한 것입니다.

​

베토벤이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 (An die Freude)〉를 바탕으로 만든 이 음악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평화와 연대의 상징처럼 사용되었습니다.

​

유네스코 역시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자필 악보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

그런데 이 곡에는 베토벤의 인생을 상징하는 유명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1824년 초연 장면을 담은 판화

1824년 5월 7일 빈에서 열린 초연.

​

이미 베토벤의 청력은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

그런데 베토벤은 직접 무대에 올라 연주를 지휘했습니다.

​

실제로는 다른 지휘자가 연주를 통제하고 있었지만, 베토벤은 자신의 음악을 직접 지휘하려고 했습니다.

​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이 열렬하게 박수를 보냈지만 베토벤은 그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습니다.

​

ㅠㅠ

​

당시 연주에 참여했던 음악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베토벤은 박수와 환호를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알토 독창자였던 카롤리네 웅거가 베토벤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청중을 볼 수 있도록 몸을 돌려야 했습니다.

​

이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감동적인 일화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

세상의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던 사람이 ‘모든 인간은 형제다’라는 음악을 만들어냈다는 것.

​

그것이 베토벤 교향곡 9번이 지금까지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3. 교향곡 5번 다단조 Op.67

「운명」

그리고 베토벤 하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곡.

야구 삼진 당할 때 나오는 그 음악 아냐?

​

교향곡 5번 다단조 Op.67.

별명은 바로 「운명」 입니다.

제1악장. Allegro con brio

​

 

앞 네 개의 음만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듣습니다.

밤빰빠밤... 삼진 아웃

​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 도입부만큼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도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운명 교향곡’이라는 이름 또한 베토벤이 직접 붙인 공식 제목이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들었어도 그런 이름을 붙였을거라구..

​

오늘날 널리 알려진 ‘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는 설명 역시 베토벤의 음악을 이해하는 하나의 유명한 이야기이지,

작곡가가 직접 남긴 확정적인 해설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하지만 이 네 음이 가진 힘만큼은 확실합니다.

​

짧고 단순합니다.

​

그런데 엄청나게 강렬합니다.

​

그리고 베토벤은 이 짧은 리듬을 교향곡 전체에서 집요하게 발전시킵니다.

​

이 짧고 강렬한 리듬만큼이나 이 곡에서 주목해야 할 진짜 극적인 요소는 바로 조성(Key)의 변화입니다.

​

곡은 어둡고 불안하며 고통스러운 다단조(C minor)로 시작합니다.

운명의 가혹함과 싸우는 듯한 긴장감이 곡 전체를 지배하지만, 마지막 4악장에 이르면 분위기는 완전하게 반전됩니다.

모든 어둠을 뚫고 마침내 눈부시고 찬란한 다장조(C Major)로 폭발하듯 변환하는 것입니다.

​

음악학자들은 이를 두고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Through hardship to the light)’ 나아가는 베토벤 특유의 서사라고 부릅니다.

​

아아~ 절망과 비극에 굴복하지 않고 끝내 승리를 쟁취해 내는 인간의 의지.

​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는 이 짧은 순간의 전율이야말로

오늘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곡에서 거대한 감동과 위로를 얻는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4. 바가텔 25번 가단조 WoO 59

「엘리제를 위하여」

이번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

피아노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거의 한 번쯤은 연주해 봤을 법한 곡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 차의 후진할 때 나는 소리?

​

「엘리제를 위하여」.

처음 몇 마디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미레미레미…”

​

굉장히 간단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입니다.

​

그런데 이 곡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하나 있습니다.

​

바로 ‘엘리제는 누구인가?’입니다.

​

이 곡은 베토벤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고, 1867년 음악학자 루트비히 놀(Ludwig Nohl)이 발견한 악보를 바탕으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

문제는 그가 발견한 원본 자필 악보가 오늘날에는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

놀은 제목을 ‘Für Elise’로 읽었지만, 실제로는 ‘Für Therese’였을 가능성도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습니다.

​

그래서 지금도 ‘엘리제’가 정확히 누구였는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테레제 말파티가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지만, 이것 역시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 베토벤의 제자 테레제 말파티 >

그러니 이 곡을 들으면서

“베토벤이 사랑했던 제자 엘리제에게 바친 곡!”

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제목부터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베토벤의 가장 유명한 소품”

정도로 기억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

그리고 이 곡은 1810년 무렵 만들어진 초안과 1822년의 수정 흔적이 남아 있어,

우리가 흔히 듣는 판본만으로는 작품의 탄생 과정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클래식 음악에는 이런 재미있는 수수께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5. 교향곡 6번 바장조 Op.68

「전원」

베토벤이라고 하면 강렬하고 무거운 음악만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

그렇다면 이 곡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교향곡 6번 바장조 Op.68 「전원」.

제1악장. 시골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즐거운 감정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전원(Pastoral)’이라는 제목을 붙인 작품입니다.

​

그리고 다른 교향곡과 달리 각각의 악장에 구체적인 장면을 연상시키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

시골에 도착했을 때의 즐거움,

시냇가의 풍경,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

폭풍우,

그리고 폭풍이 지나간 뒤의 감사와 평온.

​

초판의 표제에도 이런 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

그렇다고 단순히 자연의 소리를 흉내 낸 음악은 아닙니다.

​

베토벤 자신도 이 작품을 단순한 풍경 묘사보다는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과 인상에 가까운 음악으로 생각했습니다.

​

그래서 새소리를 그대로 흉내 내는 것보다는,

새소리를 들으며 사람이 느끼는 평온함,

시냇물을 바라보며 느끼는 여유,

폭풍우를 마주했을 때의 긴장감,

그리고 폭풍이 지나간 뒤의 안도감이 음악으로 표현됩니다.

​

특히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부분입니다.

​

폭풍이 지나간 뒤 음악이 다시 평온해집니다.

​

베토벤이 자연을 바라보며 만든 음악이지만, 결국 그 안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6.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Op.13

「비창」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Op.13 「비창」.

특히 제2악장과 제3악장이 유명합니다.

​

그중에서도 제2악장의 선율은 수많은 편곡과 대중음악을 통해 익숙해졌고,

제3악장은 국내에서는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곡은 단순히 ‘유명한 피아노 곡’으로만 듣기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

베토벤이 직접 붙인 부제는 독일어로 ‘Pathétique’, 즉 비장함이나 비극적 감정을 연상시키는 표현입니다.

​

제1악장부터 어둡고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

느린 서주가 등장하고,

갑자기 빠른 음악이 밀어닥칩니다.

​

그리고 다시 느려졌다가,

또다시 폭발합니다.

​

이런 극적인 대비는 훗날 우리가 베토벤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음악적 특징을 미리 보여줍니다.

​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균형과 우아함의 매력을 보여준다면,

베토벤은 피아노 한 대에서도 극적인 서사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7. 교향곡 7번 가장조 Op.92

춤추는 베토벤

베토벤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독특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

교향곡 7번 가장조 Op.92.

제2악장. Allegretto

처음 들으면 상당히 의외일 수 있습니다.

​

베토벤인데 생각보다 굉장히 리드미컬합니다.

​

특히 제2악장은 느린 악장처럼 보이면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리듬이 음악 전체를 앞으로 끌고 갑니다.

​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리듬입니다.

​

선율도 중요하지만 베토벤은 리듬을 집요하게 반복하고 변형하면서 음악을 움직입니다.

​

그래서 후대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두고 유명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바로 ‘춤의 신격화’, 즉 ‘춤의 절정’이라는 의미의 표현입니다.

​

실제로 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엄청난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

특히 마지막 악장에 이르면 음악이 거의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

그리고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대중들에게 특히 친숙한 곡입니다.

그런데 이 곡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은 오히려 제2악장입니다.

​

반복되는 리듬 위에 선율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묘하게 우울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

그리고 2악장은 영화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의 클라이맥스에 삽입되어 명장면을 완성했습니다.

 

8.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바장조 Op.24

「봄」

이번에는 베토벤의 밝은 모습을 만나보겠습니다.

​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바장조 Op.24 「봄」.

제1악장. Allegro

제목부터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

밝고,

부드럽고,

생기가 넘칩니다.

​

그런데 이 곡의 작곡 시기는 베토벤에게 그리 편안한 시기가 아니었습니다.

​

베토벤은 20대 후반부터 자신의 청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점점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

음악가에게 청력을 잃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문제였습니다.

​

그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작품인데도 음악은 놀랍도록 밝습니다.

​

그래서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

베토벤은 자신의 고통을 음악에 그대로 쏟아붓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

때로는 이렇게 밝고 따뜻한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

그리고 이 작품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

참고로 ‘봄’이라는 이름 역시 베토벤이 직접 붙인 표제라기보다는 후대에 붙은 별명입니다.

​

그렇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9. 피아노 소나타 14번 올림다단조 Op.27 No.2

「월광」

그리고 또 하나의 절대적인 클래식 명곡.

​

피아노 소나타 14번 올림다단조 Op.27 No.2.

우리가 흔히 「월광 소나타」라고 부르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곡의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

베토벤은 ‘월광’이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

베토벤이 붙인 것은 ‘환상곡 풍의 소나타(Sonata quasi una fantasia)’라는 표현이었습니다.

​

오늘날의 ‘월광’이라는 별명은 베토벤 사후 널리 퍼졌으며,

독일의 시인이자 음악평론가였던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제1악장의 분위기를 달빛이 비치는 호수의 풍경에 비유한 것이 그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다만 ‘루체른 호수 위의 배’라는 구체적인 이미지까지 렐슈타프가 직접 말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후대의 전승이 섞여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사실 베토벤이 이 곡에 ‘월광’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는 것만 알아도 재미있습니다.

​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는 제목이 작곡가 본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생겨난 것이니까요.

​

그리고 이 소나타는 1악장만 유명한 곡이 아닙니다.

​

느리고 몽환적인 1악장,

가볍고 우아한 2악장,

그리고 마지막에 폭발하는 듯한 3악장.

​

특히 3악장은 베토벤의 극적인 에너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악장입니다.

​

그러니 ‘월광 소나타’라고 해서 1악장만 듣고 끝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

진짜 베토벤은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10. 교향곡 3번 내림마장조 Op.55

「영웅」

마지막 곡입니다.

​

그리고 개인적으로 베토벤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교향곡 3번 내림마장조 Op.55 「영웅」.

이 작품은 클래식 음악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

왜냐하면 이 곡 이전과 이후의 교향곡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

규모가 커졌습니다.

​

길어졌습니다.

​

감정의 폭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

그리고 베토벤은 기존의 교향곡 형식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크게 확장했습니다.

​

그래서 흔히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

이 곡에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

베토벤은 처음에 이 작품을 프랑스의 지도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헌정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당시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이 내세웠던 자유와 평등의 이상, 그리고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에게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고 베토벤이 크게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원래 제목 페이지에는 나폴레옹과 관련된 흔적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지워졌고

결국 작품은 ‘영웅 교향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습니다.

​

실제 악보의 제목 부분에서도 강하게 지워진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흔히 알려진

“베토벤이 분노해서 나폴레옹 이름을 지워버렸다!”

라는 이야기는 당대의 증언과 후대의 전승이 섞여 있는 일화입니다.

​

그래도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

베토벤은 단순히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을 영웅으로 찬양하려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영웅적 이상이라는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이 곡은 그 관심을 음악으로 폭발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재미있는 사실도 하나 있습니다.

2016년 BBC Music Magazine이 세계 각국의 현역 지휘자 151명을 대상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을 조사했는데,

베토벤의 3번 교향곡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

2위 역시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었습니다.

​

즉,

베토벤의 3번 교향곡은 단순히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전문 음악가들에게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교향곡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꼭 들어봐야 할 베토벤의 명곡

사실 베토벤의 작품을 10곡만 고르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

워낙 많은 작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

특히 다음 곡들은 반드시 한 번쯤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피아노 협주곡 4번 사장조 Op.58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특히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립하기보다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Op.73 「황제」

베토벤의 대표적인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 때문에 ‘황제’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이 역시 베토벤이 직접 붙인 제목은 아닙니다.

​

 피아노 소나타 21번 다장조 Op.53 「발트슈타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대표적인 걸작입니다.

특히 마지막 악장의 화려한 음형은 피아노의 힘과 가능성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

 피아노 소나타 23번 바단조 Op.57 「열정」

베토벤의 소나타 가운데 가장 강렬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제목부터 ‘열정’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들어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

 피아노 소나타 26번 내림마장조 Op.81a 「고별」

세 악장에 각각 ‘고별’, ‘부재’, ‘재회’라는 표제가 붙어 있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

 피아노 소나타 29번 내림나장조 Op.106 「함머클라비어」

베토벤 후기 피아노 음악을 대표하는 거대한 작품입니다.

길이도 길고 연주 난도도 매우 높습니다.

“베토벤이 피아노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끝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대 푸가 내림나장조 Op.133

베토벤 후기 음악의 난해함과 독창성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처음 들으면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아델라이데」 Op.46

베토벤의 가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피아노와 성악이 만들어내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왜 이렇게 강렬할까?

듣는 순간부터 뭔가가 부딪힙니다.

​

강한 리듬이 등장하고,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고,

작은 동기가 반복되면서 점점 커지고,

마침내 거대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베토벤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수많은 갈등을 겪었으며,

사랑과 외로움, 좌절과 희망을 경험했던 인간 베토벤입니다.

​

그래서 그의 음악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하지 않습니다.

​

투쟁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납니다.

​

아마 이것이 베토벤의 음악이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계속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

그리고 베토벤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도 음악을 만들었다

베토벤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청력 문제로 돌아오게 됩니다.

​

왜냐하면 그의 인생에서 청력 상실은 너무나 중요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

베토벤이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고, 그 뒤부터 머릿속으로만 작곡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너무 단순화된 설명입니다.

​

청력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악화되었고, 베토벤은 청력이 상당히 떨어진 이후에도 작곡과 연주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

그 과정에서 그의 음악은 오히려 점점 더 독창적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

교향곡 9번에 이르면 그는 사실상 청중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

그런 사람이 마지막에 만들어낸 음악이 무엇이었을까요?

​

‘모든 인간은 형제다.’

​

그래서 베토벤의 음악을 듣는 것은 단순히 클래식 명곡을 듣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

그것은 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와 싸우면서 만들어낸 음악을 듣는 일이기도 합니다.

​

좋은 음악은 좋은 소리로 다시 들어보자

베토벤의 음악은 피아니시모의 은밀한 속삭임부터 포르티시모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넘나드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가 핵심입니다.

작게 속삭이는 듯한 부분이 있다가 갑자기 오케스트라 전체가 폭발하기도 하고,

아주 작은 리듬 하나가 반복되면서 음악 전체를 끌고 가기도 합니다.

​

그래서 베토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특정 음역대(저음이나 고음)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장비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고 원음을 있는 그대로 정밀하게 재생하는 ‘플랫(Flat/Neutral)’한 음향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

저는 회사에서 여러 가지 스피커로 여러 음악을 재생해 보는데요.

특히 베토벤의 음악은 특정 타겟 곡선에 맞춘 인위적인 부스트 없이

작곡가가 의도한 음색 밸런스와 오케스트라의 정교한 입체감을 완벽하게 재현해 주는

ADAM Audio(아담 오디오) 스피커로 매우 인상 깊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과거의 명연주를 고음질 음원으로 새롭게 리마스터하거나,

새로운 연주자들이 최신 녹음으로 다시 들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

이미 수없이 들었던

​

‘운명’

‘월광’

‘비창’

‘환희의 송가’

도 좋은 녹음과 좋은 장비로 다시 들어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마치며

음악의 성인(聖人), 베토벤의 대표곡 10선.

어떠셨나요?

​

아마 오늘 소개한 곡 중 상당수는 제목을 몰랐을 뿐,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익숙한 음악이었을 겁니다. 

​

다음에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클래식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

오늘도 사운드캣과 함께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