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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한국에서는 "미디", 외국에서는 뭐라고 부를까? DTM, 홈레코딩, 비트메이킹?

사운드캣영업본부
11시간 23분전 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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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운드캣입니다.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미디 배워봤어?" "요즘 미디 찍고 있어." "미디 레슨 어디서 받았어?"

한국에서 컴퓨터 음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미디(MIDI)"는 그냥 일상어예요. 큐베이스를 열든, 로직 프로를 열든, FL Studio를 열든...

컴퓨터 앞에 앉아 노트를 입력하고 사운드를 만지는 행위 전체를 그냥 편하게 "미디"라고 부르는 거죠.

하지만 MIDI는 Musical Instruments Digital Interface의 약자로 전자악기간의 통식 규약입니다.

오디오가 포함되지 않아, 전체를 지칭하는데 무리가 있는 단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익숙해서 그냥 잘못된지 알면서도 쓰는 것이죠.

그런데 외국에서는 같은 행위를 뭐라고 부를까요? 일본인 친구에게 "나 미디 하는 사람이야"라고 했을 때 바로 알아들을까요?

영미권 커뮤니티에서 "I do MIDI"라고 하면 같은 의미로 통할까요?

사실 나라마다 부르는 방식이 꽤 달라요. 단순히 언어가 달라서가 아니라, 각 나라가 컴퓨터 음악 문화를 받아들이고 발전시켜온 방식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그 차이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국의 "미디"는 사실 잘못된 표현?

엄밀히 따지면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MIDI는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의 약자로,

본래 전자 악기와 컴퓨터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통신 규약을 뜻하는 기술 용어입니다.

쉽게 말해 마스터 키보드로 건반을 누르면 그 신호가 컴퓨터로 전달되는 방식, 즉 악기와 소프트웨어가 서로 대화하는 언어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DAW 소프트웨어 안에서 노트를 마우스로 입력하거나 건반으로 연주해서 녹음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는 MIDI 작업이 맞아요.

하지만 믹싱, 마스터링, 오디오 샘플 편집처럼 MIDI 신호와 직접 관련 없는 작업까지 전부 "미디"라고 부르는 건 엄밀히는 다소 넓은 표현이에요.

그럼에도 이 표현이 자연스럽게 정착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국내에 컴퓨터 음악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 가장 핵심적인 작업이 바로 MIDI 노트를 입력하는 것이었거든요.

신디사이저와 컴퓨터를 MIDI 케이블로 연결해서 작업하는 방식이 당시의 표준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과정 전체가 "미디"라는 이름으로 묶이게 된 거예요.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업 방식은 크게 바뀌었지만, 용어는 그대로 남았죠.

언어는 원래 그렇게 진화해요. 수십 년간 음악 커뮤니티와 학원가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다 보니 이제는 그냥 하나의 고유한 표현으로 굳어진 거예요. "미디 찍는다", "미디 작곡가", "미디 레슨"이 표현들을 쓰는 사람들 모두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들어요.

 

일본에서는 "DTM", 그리고 "DTMer"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컴퓨터 음악 문화도 꽤 오래된 일본.

사실 MIDI 규약을 만들 때 일본의 공로가 약 50% 이상입니다.

(미국의 시퀀셜 서킷의 창업자인 고 데이브 시브스와 롤랜드 창업자 고 카케하시 이쿠타로라 주도하에 만들어짐)

미디 규약을 만든 일본에서는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행위를 미디라고 하지 않고 DTM(Desktop Music) 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표현이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영어식 조어, 즉 재플리시(Japanglish) 라는 거예요.

영미권에서는 "Desktop Music"이라는 표현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아요.

일본이 컴퓨터 음악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자국식으로 만들어낸 표현인 셈인데, 이런 방식은 일본 특유의 외래어 수용 방식과도 맞닿아 있어요.

DTM의 경우는 당시 이보다 먼저 DTP(Desk Top Printing)라는 컴퓨터 편집 출판 등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한국에서도 초창기 컴퓨터 음악을 그래서 DTM으로 불렀으나, 일본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으로 인하여 이 용어는 조금 사용되다가 말고 한국에서는 미디로 사용됩니다.

DTM을 하는 사람은 DTMer라고 해요. 한국의 "미디 작곡"과 거의 동일한 뉘앙스예요. 아마추어든 프로든, 집에서 혼자 작업하든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든,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면 DTMer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어요. 일본 내에서는 니코니코 동화나 보컬로이드 문화와 함께 DTMer라는 정체성이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는 점도 흥미롭죠.

한국의 "미디"와 일본의 "DTM"은 서로 다른 단어지만, 그 안에 담긴 문화적 감각은 상당히 닮아 있어요. 컴퓨터 음악 제작 전체를 하나의 단어로 묶어버리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하는 사람을 별도의 호칭으로 부르는 방식이 그렇죠. 두 나라 모두 서구에서 들어온 기술과 문화를 자기 방식으로 소화해서 고유한 언어 표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영미권에서는? 하나의 단어로 묶지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한국의 "미디", 일본의 "DTM"처럼 컴퓨터 음악 제작 전체를 하나의 단어로 통일해서 부르지 않아요. 대신 작업 환경, 장르, 규모에 따라 여러 표현을 나눠 사용해요. 처음 접하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각 표현이 가리키는 맥락을 알면 오히려 더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Music Production(뮤직 프로덕션) 이 가장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표현이에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쓰든 아날로그 장비를 쓰든, 곡을 기획하고 완성하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어예요.

이를 하는 사람은 Producer(프로듀서) 라고 해요.

과거에는 프로듀서가 스튜디오 녹음을 총괄하는 감독 역할에 가까웠어요.

레코드 레이블과 계약해서 뮤지션들을 스튜디오에 모으고, 곡의 방향을 잡아주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DAW가 보급되면서 혼자서 작곡, 편곡, 녹음, 믹싱까지 전부 소화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프로듀서라고 불리게 됐어요.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미디 작곡가" 대신 "프로듀서"라는 호칭이 점점 더 많이 쓰이는 것도 이런 흐름의 영향이에요.

Bedroom Producer — 집에서 혼자 만드는 사람들

집에서 혼자 작업하는 사람을 가장 친근하게 부르는 표현이 바로 Bedroom Producer(베드룸 프로듀서) 예요.

베드룸 프로듀서는 홈 스튜디오를 사용해 독립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는 아마추어 뮤지션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전통적인 스튜디오에서 클라이언트와 함께 작업하는 전문 프로듀서와 대비되는 개념이에요.

한국에서도 방구석 뮤지션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 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베드룸 프로듀서의 등장은 음악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화 흐름 중 하나였어요.

이전 세대의 뮤지션들은 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레이블의 지원이나 스튜디오 접근이 필요했지만, 베드룸 프로듀서들은 창작, 녹음, 믹싱, 배포까지 완전히 독립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됐어요. 특히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이 표현의 사용 빈도가 크게 늘었어요.

수백만 스트리밍을 기록한 곡들이 방 한 칸짜리 홈 스튜디오에서 탄생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Bedroom Producer라는 정체성이 오히려 하나의 자랑스러운 타이틀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도 생겼어요.

일본의 DTMer와 문화적 뉘앙스가 가장 비슷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어요.

Home Recording — 홈레코딩은 조금 다른 의미예요

한국에서는 "홈레코딩"을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행위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 넓게 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영미권에서 Home Recording은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어요.

홈 레코딩은 전문 녹음 스튜디오 대신 자신의 집에서 소리를 녹음하는 행위를 뜻해요. 즉, 보컬을 마이크로 직접 녹음하거나,

기타 앰프 소리를 잡거나, 드럼을 집에서 수음하는 것처럼 실제 소리를 캡처하는 과정에 더 초점이 맞춰진 표현이에요.

컴퓨터 안에서만 작업하는 순수한 전자음악 제작보다는, 악기 연주나 보컬 녹음을 집에서 직접 하는 행위를 가리킬 때 더 자주 쓰여요.

물론 홈레코딩과 컴퓨터 음악 제작이 완전히 분리된 개념은 아니에요. 집에서 보컬이나 기타를 녹음하고 DAW로 편곡까지 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미권에서 "Home Recording"이라고 하면, 컴퓨터 음악 제작 전반보다는 집에서의 녹음 환경과 기술에 더 집중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요.

구분

Home Recording (홈레코딩)

Bedroom Producer (베드룸 프로듀서)

주요 초점

행위 및 공간 (집에서 녹음·제작하는 것)

사람 (정체성) (침실에서 음악을 만드는 사람)

뉘앙스

전문 스튜디오와 대비되는 개념 (전통적, 기술적)

인디, DIY, 젊은 감성, 트렌디함 (문화적)

주로 쓰이는 장르

락, 포크, 어쿠스틱, 보컬 녹음 등 전 장르

EDM, 힙합, 로파이(Lo-Fi), 인디 팝 등

연상되는 이미지

오디오 인터페이스, 마이크, 방음재 등

노트북, 마스터 키보드, 헤드폰, DAW

"나 집에서 음악 녹음 작업해"라고 행위나 환경을 말할 때는 "I'm doing some home recording." 또는

"I have a home studio."라는 표현을 주로 쓰고

"나는 기획사 없이 방에서 혼자 곡 쓰는 음악가야"라는 정체성을 나타내거나

요즘 트렌디한 음악 스타일을 다룰 때는 "I'm a bedroom producer."라고 표현합니다.

비트메이커(Beatmaker) — 힙합(or EDM)에서 탄생한 고유한 정체성

Beatmaker(비트메이커) 는 단순히 "컴퓨터로 음악 만드는 사람"을 넘어서, 힙합 문화 속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진 표현이에요.

비트메이커라는 개념은 1970년대 후반 힙합의 부상과 함께 등장했어요.

비트메이커들은 신디사이저, 드럼 머신, 그리고 다른 음악의 샘플링을 조합해서 비트를 만들어요.

초기에는 턴테이블로 레코드 판의 특정 구간을 반복 재생하거나, 드럼 머신으로 리듬을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어요.

힙합은 1970년대 후반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어요. 이 문화 속에서 비트를 만드는 사람은 단순한 반주 제작자가 아니라 래퍼와 함께 음악을 완성하는 핵심 창작자였고, 그 정체성이 비트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오늘날 비트메이커는 주로 힙합, R&B, 트랩 장르에서 루프와 샘플을 기반으로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켜요.

프로듀서와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프로듀서가 곡 전체의 방향과 완성도를 책임지는 느낌이라면,

비트메이커는 그 비트 자체를 만드는 기술과 창의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type beat"를 올리며 자신의 비트를 판매하거나 공유하는 문화도 비트메이커 씬만의 독특한 문화예요.

국내에서도 힙합 씬이 성장하면서 비트메이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고,

스스로를 미디 작곡가가 아닌 비트메이커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공통, "DAW"


 

용어가 나라마다 달라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음악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자체는 전 세계 어디서나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라고 부른다는 거예요.

큐베이스, 로직 프로, FL Studio, Ableton Live — 이 모든 프로그램이 DAW에 해당하고,

"DAW로 작업한다(Working in a DAW)"는 표현은 어느 나라에서도 통해요.

다만 재미있는 점은, DAW를 사용하는 사람을 "DAWer"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도구의 이름은 공유하면서도, 그것을 하는 사람을 부르는 방식은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 감각에 따라 제각각 발전해온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쓰느냐"보다 "어떤 음악을 만드느냐, 어떤 환경에서 만드느냐"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용어는 달라도, 음악을 만드는 마음은 같다

같은 행위를 두고도 나라마다 부르는 방식이 이렇게 달라요.

한국은 오랜 관용 표현인 "미디" 로, 일본은 자체 조어인 "DTM" 으로, 영미권은 장르와 맥락에 따라

"Music Production", "Home Recording", "Bedroom Producer", "Beatmaker"

등으로 각자의 방식을 발전시켜왔어요.

어느 표현이 더 정확하고 어느 표현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어요.

언어는 그 문화 안에서 사람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법이니까요.

다만 해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거나 외국인 뮤지션과 협업할 일이 있다면, 이런 차이를 미리 알아두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컴퓨터 음악을 만드는 행위는 전 세계 어디서나 같지만, 그것을 부르는 말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해요.

그리고 그 다양한 이름들 속에는 각 나라가 음악과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왔는지에 대한 작은 역사가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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